변함없는 나날을 보내는 택시 기사 오도카와. 괴팍하고 과묵한 그가 태우는 승객은 어딘지 성깔이 있는 사람들뿐. 아무것도 아니었어야 할 그들의 대화는 이윽고 실종된 어느 소녀에게로 이어지고…….
동물로 그려진 캐릭터가 펼치는, 이상한 애니 『오드택시』. 그 전일담이 되는 시나리오를 『퀵 재팬』 본지에 독점 공개. 만화 『세토우츠미』 등으로도 알려진 코노모토 카즈야가 만든 『오드택시』의 세계를 즐기시기 바랍니다.
※『퀵 재팬』vol.154에 게재된 기사를 따온 것입니다.
오도카와(오도카와)
41세. 택시 기사. 타인에게 그다지 마음을 열지 않는, 괴팍하고 과묵한 괴짜.
성실하고 정이 많은 일면도 있다. 취미는 자기 전에 듣는 만담과, 일하는 중에 듣는 라디오.
○택시 안
여름. 저녁.
핸들에 턱을 기대고 신호를 기다리는 오도카와.
프론트 유리 앞을 지나가는 보행자들을 바라본다.
멧돼지, 양, 양, 고양이, 캥거루, 양, 기린, 양, 사자꼬리마카크, 양, 하이에나, 양, 양.
오도카와는 크게 하품을 한다.
짧은 경적이 울린다. 차도의 신호등은 어느새 파란불. 황급히 차를 출발한다.
백미러로 뒤따르는 차를 확인하는 오도카와.
뒤의 컴팩트카에 탄 건 때깔 좋은 토끼 부인.
「괜찮아. 누구나 실수는 할 수 있어. 물론 나도. 나쁘게 생각 마. 서로 조심하자」 같은 배려 넘치는 표정으로 앞을 응시하고 있다.
오도카와는 누가 볼 것도 아니지만, 가볍게 인사한다.
○도로
편도 2차로. 법정 속도 60km/h
오도카와가 운전하는 택시가 달린다.
표시판에는 빈차 글자가 붉게 빛난다.
○택시 안
왼쪽 차로를 달리는 오도카와. 약 100m 전방, 왼쪽 코인 주차장에서 거칠게 도로로 뛰어드는 남색 미니밴.
바로 옆에서 걷던 산양이 그에 놀라 양산을 지면에 떨어트리고, 대학생 같은 레서팬더가 남색 미니밴을 뒤돌아본다.
곁눈으로 그걸 보던 오도카와가 전방으로 시야를 되돌리고 눈을 둥글게 뜬다.
동시에 차는 소리를 내며 정차한다. 오도카와의 오른발은 브레이크에 있다.
정차한 오도카와의 택시 전방에서 셔츠에 데님을 입은 러프한 복장의 미어캣이 두 팔을 벌리고 우뚝 서있다
오도카와가 째려보지만, 개의치않고 뒷좌석으로 돌아 들어가는 미어캣.
창문을 몇 번 노크한다.
망설이면서도 레버를 조작해, 뒷좌석 문을 여는 오도카와.
올라탐과 동시에 말한다.
「앞의 미니밴을 쫓아가 줘」
오도카와「잘난 것처럼 구는군」
뒤돌아서 말하는 오도카와의 눈앞에 수첩 같은 걸 내미는 미어캣. 증명사진 아래에 이름. 다이몬이란 글자가 보인다.
다이몬「잘났거든. 하여간 경찰이니까!」
오도카와「경찰이면 잘난 건가?」
다이몬「잘난 거지. 특히 나는 비번인데도 이렇게 일하고 있다고. 너희 시민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됐으니까 빨리 쫓아가」
전방, 남색 미니밴은 신호등 두 개를 지나, 우회전 차선으로 깜빡이를 켜고 있다.
하는 수 없이 차를 모는 오도카와. 모터를 작동시킨다. 표시판에 「운행」 글자가 켜진다.
다이몬「알겠냐. 잡힐 듯 말 듯하게 쫓아가. 사랑의 줄다리기 같은 거지. 잘나가는 커플의 이상적인 거리감으로 쫓아. 대충 알겠지, 뉘앙스는?」
뭐라는 거냐 싶은 표정으로 백미러를 보는 오도카와. 다이몬은 득의양양하게 오른손으로 안경을 올린다.
다이몬「그리고, 요금은 못 내. 당연하다시피 미터기 돌리나 본데」
오도카와「거짓말이지?」
다이몬「당연한 거잖아. 경찰에 대한 협력은 지역 사회에 대한 공헌이야. 그러면, 그러면, 이게 택시가 아니라 신칸센이라 치면, 내가 미도리 창구에 가서 표를 살까? 범인을 쫓자고?」
오도카와「열 받는 녀석이군」
○도로
오도카와의 택시와 남색 미니밴 사이에 세단 한 대가 끼어들어, 일정 거리를 유지하며 달린다.
○택시 안
오도카와「누굴 쫓는 거지?」
신호 대기 중, 살짝 뒤돌아보며 질문하는 오도카와. 다이몬의 옷에 눈이 간다.
영어가 적힌 촌스러운 셔츠. JUSTICE라 적혀있다.
다이몬이 폰에 표시된 이미지를 보여준다.
다이몬「이 남자다」
30대 중반 겔라다개코원숭이의 사진.
오도카와「나쁜 녀석인가?」
다이몬「무진장 나쁜 녀석이야. 돈을 위해선 뭐든 하는 무법자 악당이지. 도부라는 이름으로 알려졌어. 경찰은 내내 이 녀석을 쫓고 있지」
오도카와「저걸 운전하는 게 도부란 녀석인가?」
전방의 남색 미니밴을 본다. 신호는 파란불로 바뀌고 차는 움직이기 시작한다.
다이몬「그건 몰라. 하지만 저 차는 도부의 범행 현장에서 자주 목격돼. 꾸준한 수소문으로 내가 독자적으로 점찍었어. 굉장하지?」
오도카와「굉장하네. 쉬는 날인데도 일에 열심이고」
다이몬「그렇지? 그 코인 주차장 옆에 있는 돈까스 집에 가려던 참이었는데
늘 복용하던 위장약을 까먹어서, 먹기 전에 복용해야 하니 숙사로 돌아갈까? 하지만 그건 힘드니까 싫은데, 하면서 『좋은 약은 입에 쓰다』 같은 말을 떠올리곤,
『입에』가 필요한가? 하고선, 『좋은 약은 쓰다』면 되지 않나?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그 차량이 나타났지」
남색 미니밴이 오른쪽 깜박이를 켠다.
다이몬의 배가 울린다.
오도카와「어이, 오른쪽으로 꺾어. 얼굴 확인 안 돼?」
다이몬「안타깝게도 난 눈이 안 좋아」
오도카와「안경 쓰고 있잖아」
다이몬「도수가 안 맞아」
오도카와「안경점에 가. 돈까스 집 이전에」
다이몬「어이, 택시 드라이버」
오도카와「오도카와야」
다이몬「오도카와, 네가 얼굴을 봐줘」
남색 미니밴이 핸들을 꺾으며 조금씩 교차점에 진입한다.
오도카와의 택시는 한 대를 끼고 뒤를 따른다.
반대쪽 직진 행렬이 끊기고, 남색 미니밴이 가속한다.
횡단보도 앞에서 시선 때문에 오른쪽을 향하는 운전자.
얼굴을 확인하려 열심히 들여다 보는 오도카와. 바깥은 완전히 어두워졌다.
운전자의 얼굴은 검은 레인코트로 완전히 덮여 있다.
다이몬「어때? 보였어? 도부야?」
오도카와「잘은 안 보였지만 도부는 아닌 것 같아」
다이몬「그래? 그럼 도부의 측근이겠군. 돈으로 고용된 가여운 장기말이야」
오도카와「어쩔 거지? 이대로 쫓을까?」
다이몬「그래. 아지트를 밝혀내겠어」
오도카와「진짜냐. 돌아가고 싶은데……. 경찰 지원을 불러」
다이몬「이런 소린 하기 싫었지만 오도카와, 경찰은 경찰은 신뢰할 수 없지 않나 싶어, 개인적으로. 이상하잖아. 그렇게 악행을 반복하는 도부를 못 잡는다니」
오도카와「유착이 있단 건가?」
다이몬「답답해, 젠장……! 답답해, 갑갑해, 초조해, 속 타……!」
오도카와「유의어만 늘어놓고 있는데」
다이몬「그러니 나는 이 손으로 붙잡겠어, 악을」
오도카와「개중에도 믿을 만한 녀석은 없어?」
다이몬「한 명 있어. 유일하게 존경할 수 있는 사람. 그 사람은 내 동료이자 선생이자 이정표이자 분신이야」
오도카와「그 사람한테 와달라 해」
다이몬「그 사람은 굉장해. 지는 걸 본 적이 없어. 마치 예언자처럼 내 앞길을 이끌어주지. 하지만 언제까지나 의지할 순 없어. 홀로서기 해서 그 사람한테 인정받고 싶어」
오도카와「그런 소리 할 때가 아니잖아. 애초에 지지 않는 녀석은 믿을 수 없어. 외국의 잘 모르겠는 지지 않는 복서 같은 인간, 수상하잖아」
다이몬「어째서? 메이웨더도 그렇고, 굉장하잖아」
오도카와「메이웨더는 굉장하지만, 메이웨더한테 진 녀석이 믿을 만하단 거야」
○도로
일정 거리를 유지하며 계속 뒤쫓는 오도카와.
1시간 이상 달리고 있다.
○택시 안
다이몬「심심하네. 라디오라도 틀어줘」
라디오를 켜는 오도카와.
코미디언 호모사피엔스의 말소리가 스피커에서 나온다.
바바「요즘 너무 심심해서, 무슨 특기라도 익혀야겠다 싶은데」
시바가키「좋구마」
바바「조각 같은 건 어떠나?」
시바가키「괜찮겠구마. 일이랑 연결도 되겠고」
바바「뭘 조각하믄 재밌겠나?」
시바가키「역시 예능인이니 역발상을 해야지」
바바「예를 들어?」
시바가키「조각 안 한다든가」
바바「뭔 소리고? 이제까지 같은 생활만 계속하는 기 아이가?」
시바가키「나무를 조각할 기가?」
바바「간단한 게 좋으니까. 초심자는 나무지」
시바가키「석조는?」
바바「돌을 조각하는 건 뼈 빠지지 않나」
시바가키「소재 둘로 파괴 둘이라니 까다롭네」
○도로
남색 미니밴이 아파트 주차장으로 들어간다.
○택시 안
오도카와「어이, 안에 들어갔어」
다이몬「세워줘……!」
도로변에 차를 세운다.
손잡이를 당기는 다이몬.
오도카와「갈 거야?」
다이몬「그래. 미안하지만 여기서 기다려줘. 30분 안에 안 돌아오면, …… 경찰을 불러줘」
오도카와「……조심해」
차를 내리고 다이몬이 말한다.
다이몬「이봐, 뭐랄까, 질 수는 없어. 괴로워하는 사람이 있는 이상, 법률적 위치에 따른 정의는 이겨야 해. 수상할지라도. 그러니까 난 지지 않아. 뭐가 됐든 경찰이니까!」
아파트를 향하는 다이몬. 카오디오에서 PUNPEE가 흘러나온다.
아파트 안으로 사라지는 다이몬.
살짝 창문을 여는 오도카와. 바다 내음에 표정을 찌푸리며, 금세 창문을 닫는다.
번지는 시야로, 다이몬이 걸어서 이쪽으로 오는 모습이 보인다. 뒷좌석 문이 열리고, 말 없이 올라타는 다이몬.
오도카와는 뒤돌아본다.
오도카와「빨리 왔네. 어땠어?」
다이몬「아, 문제없어」
피곤한 듯 눈을 비비는 다이몬. 오도카와는 위화감을 느낀다.
오도카와「……문제없다니?」
다이몬?「문제없다고 했지?」
트레이에 1만 엔을 올리는 다이몬.
다이몬?「고생했어. 이제 가도 돼」
오도카와「요금 안 낸다고 안 했나?」
다이몬?「협력비야. 그 대신 오늘 있었던 일은 잊어. 사람 이름도, 동네 이름도」
두 사람의 시선이 부딪친다. 날카로운 시선을 남기고 차를 내리는 다이몬. 강하게 문을 닫는다.
차를 움직이는 오도카와. 핸들을 꺾고 왔던 길로 돌아간다. 헤드라이트가 한순간 다이몬을 비춘다.
셔츠에 적힌 영어가 보였다.
JUSTICE。
○도로
오도카와의 택시가 달린다.
○택시 안
뭔가를 깨닫고 차를 세우는 오도카와.
인도를 걷는 검은 레인코트를 입은 미어캣이 멈춰선다. 가로등에 비춰진 얼굴, 안경이 빛난다.
뒷좌석 문을 여는 오도카와.
오도카와「타」
○도로
오도카와의 택시가 달린다.
○택시 안
다이몬「역시 대단해. 내가 존경하는 사람. 이미 도부의 아지트를 밝혀내고 앞서나갔어. 역시 못 당하겠네」
오도카와「그 사람, 형제라도 돼?」
다이몬「용케 알았네. 쌍둥이 형이야. 게다가 몇 란성인지 알아? 일란성이라고」
오도카와「그래서, 뒷일은 형한테 맡기고 돌아가래?」
다이몬「그래. 내가 있으면 복잡해진다고. 나머진 형이 잘해줄 거야. 그나저나 곤란하네. 늘 나보다 앞서있어. 그래도 칭찬받았어. 잘했다고. 에헤헤」
오도카와「그 옷은 어떻게 된 거지?」
다이몬「비가 오니까 이걸 입으라고 옷을 바꿔줬어. 어릴 때부터 그랬어. 변신 굿즈에서 히어로 걸 나한테 양보해주고. 넌 정의가 어울린다 하면서」
오도카와「믿는 건 좋지만, 맹신하는 건 안 좋지 않나? 아까 라디오에서 그랬어. 비가 올 걱정은 없다」
다이몬「앗!」
뭔가 떠오른 다이몬.
다이몬「나 돈 없어. 돈까스 값밖에」
오도카와「됐어, 태워줄게. 형한테 돈 받았거든」
다이몬「뭐? 그랬어?」
오도카와「형도 택시 타고 가면 좋았을 텐데. 그 압도적인, 아주 수상한 형」
다이몬「형은 택시를 싫어해」
창 밖 멀리 공장을 바라보는 다이몬.
○도로
다이몬을 태운 코인 주차장 근처, 오도카와의 택시가 멈춘다.
○택시 안
다이몬「미안하네」
오도카와「돈까스 집 열려있으면 좋겠네」
시간은 21시를 지나고 있다.
뒷좌석 문이 열린다.
다이몬「이제 만날 일은 없겠지만」
오도카와「면허 갱신 말곤 만나기 싫어, 경찰 따위」
다이몬「사고는 조심해. 그리고……」
차를 내리고 문을 잡은 채 오도카와를 바라보는 다이몬.
다이몬「형을 험담하지 마. 그 사람은 대단해」
그 순간, 격렬한 비가 앞유리를 때린다.
길을 가던 그레비얼룩말과 미시시피악어가 잰걸음으로 목적지를 향한다.
오도카와는 놀란 표정을 짓는다.
다이몬「거봐」
우비의 후드를 쓰고 돈까스 집으로 걸어가는 다이몬
와이퍼를 켜고 출발하는 오도카와.
짧은 경적을 울리며 택시가 떠나간다.
アニメ『オッドタクシー』
脚本:此元和津也(『セトウツミ』『ブラック校則』)によるオリジナルアニメーション。主演に花江夏樹を迎え、音楽にはPUNPEE、VaVa、OMSBが参加。アニメーション制作は今回初のタッグとなるP.I.C.S.×OLM。タクシー運転手・小戸川と彼のまわりの人間模様。それは絡み合い、謎を生み、今までに見たことのない景色へと辿り着く──。テレビ東京にて毎週月曜深夜2時から好評放送中。(公式サイト)
此元和津也 KAZUYA KONOMOTO
ツイッター:@kazuyakonomoto
漫画家・脚本家。P.I.C.S.
management所属。2010年、マンガ『スピナーベイト』で漫画家としての活動をスタート。2013年、読み切りで掲載された『マジ雲は必ず雨』が人気を集め、その後『セトウツミ』に改題、連載開始。その後映画化、ドラマ化と拡大していき大ヒットした。
2019年『ブラック校則』では映画、ドラマ、Huluオリジナルストーリーで本格的に脚本家としての活動をはじめ、現在は独自の作家性を生かして、マンガ以外の領域へも活動の場を広げている。
木下 麦 BAKU KINOSHITA
ツイッター:@mugicaan1
キャラクターデザイナー・アニメーター。P.I.C.S.所属。「オッドタクシー」では自身初となる監督として参加。キャラクターデザインも担当している。
送信完了いたしました。